[자연특별시 ‘괴산 바로알기’역사 문화 탐방] ‘장연면’ 역사 탐방
자연유산(천영기념물)과 마을공동체신앙을 둘러보다
김근수 충북향토사연구회장, 지역 역사 해설
추적추적 가을비 내린 10월 16일 선선한 날시 속에 진행한 괴산의 유물·유적을 알아보는 자연특별시 '괴산 바로알기' 역사 문화 탐방이 첫 행보를 시작했다.
오후 2시 괴산문화원 앞에 모인 탐방 참여자 10여 명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차량에 올라 역사 탐방 장소로 향했다.
이날 탐방 장소는 괴산 송덕리 동제장,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 오가리 느티나무, 추점리 미선나무 자생지 등이다.
행보의 첫 탐방지는 괴산 송덕리 동제장(제2~3 동제당)이다. 동제는 마을 입구 당숲에 있는 느티나무를 신목으로 삼아 서낭제를, 오층석탑과 삼층석탑에서 탑제를 함께 지내고 있는 마을공동체 민손신앙이다.
동제는 음력 정월 초하루 밤에 당숲, 5층 석탑, 3층 석탑 순으로 제를 지내고 있으며, 당숲에는 동제 전에 솟대와 장승을 깎아 세워 놓는다.
5층 석탑은 고려시대 절터로 추정하는 송덕리 일명사지에 화강암으로 조성한 높이 305cm의 탑이다. 풍수신앙과 탑숭배신앙이 함께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3층 석탑은 원래의 것이 도난돼 최근에 새로 조성했다.
차량에서 내린 사람들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는 논 길을 지나 작은 언덕 위로 올랐다. 무수한 풀잎과 이끼낀 돌에 둘러 쌓여 있는 동제장 느티나무는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제장 앞에 모인 사람들은 느티나무를 둘러보며, 입으로 감탄을 연발했다. 녹색으로 가득한 이끼낀 돌과 나무가 가진 세월의 흔적, 풀잎으로 가득한 지금 이 장소에서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 역사 탐방에 참여한 김근수 충북향토사연구회장은 사람들에게 송덕리 동제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김근수 연구회장에 따르면 이 곳에는 오래전 송덕리사지(松德里寺址)가 존재했고, 송덕리 마을 앞 들판 논에 있었다고 한다.
사찰 명칭과 연혁에 대해서는 알수 없으며, 현재 사지(寺址)는 모두 논으로 개간돼 경지 정리된 상태다. 사지에는 석탑 1기가 남아 있고, 현존하는 부재로 볼 때 5층 석탑으로 추정중이다.
방형 지대석 위에 단층 기단으로 구성돼 있다. 탑신석과 옥개석 모두 4층까지 남아 있다. 그러나 5층은 탑신석만 현존하고 있다.
각 층 옥개 받침이 모두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1층 4단, 2층 3단, 3층과 4층은 2단으로 구성중이다.
탑신과 옥개석 제작 수법이 통일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균형을 잃고 있어 고려 중기 이후 제작한 것으로 추정중이다.
이어서 방문한 탐방 장소는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다.(자연유산 제147호) 해설에 나선 김근수 회장은 미선나무 연혁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들은 미선나무와 김근수 회장을 번갈아 보며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미선나무 자생지는 1955년 4월 15일 당시 장연초등학교 황병옥 교장이 처음 발견한 곳이다. 이 곳은 희귀성과 식물 분류, 분포적 특징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62년 자연유산(천연기념물)으로 지정·보호받고 있다.
한 때 많은 사람이 함부로 꺾어가 널리 알려진 자생지에서 미선나무가 완전히 사라진 때도 있었다. 이 일로 미선나무 자생지를 잘 보전하기 위해 ‘미선나무보존위원회’도 결성했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고 있는 세계 1속 1종 특산식물이다. 미선나무는 지난 1917년 일본인 나가이 박사가 진천군 초평면 일대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1919년 학술지에 발표되면서, 세계에서 한국에만 자생하는 희귀한 식물로 알려졌다. 미선나무는 양지 바른 양산의 돌이 많고, 흙이 적은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데, 다른 나무와 경쟁력을 피해 황폐한 곳에 서식한다.
다음으로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자연유산 제382호)가 있는 우령마을(쇠잿말)로 향했다. 우령마을 초입에 있는 유래비를 지나자 커다란 느티나무 2개가 마을을 지탱하고 있었다.
차량에서 모두 내린 사람들은 오가리 느티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다시 김근수 연구회장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오가리 느티나무’는 모두 세 그루가 있다. 위쪽 느티나무[上槐木]는 아래쪽 느티나무[下槐木]와 60m 정도 거리에 있으며, 북쪽에 있다.
위쪽 느티나무 나이는 약 800살 정도로 추정한다. 높이 약 25m, 가슴 높이 둘레 8m이다. 지상에서 약 2m 정도 높이에서 퍼진 가지 전체 폭은 약 25m 정도다.
위쪽 느티나무는 아래쪽 느티나무 보다 높은 곳에 있고 말라죽은 가지도 없다. 나무 상태가 양호하게 자라고 있다.
위쪽 느티나무 바로 옆에는 지름 40㎝ 정도 작은 느티나무가 조금만 멀리서 봐도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근접해 자라고 있다.
아래쪽 느티나무는 마을 창고 옆에 있다. 높이는 약 19m, 둘레 9.4m이며, 지상에서 약 2m 정도 높이에서 2개 가지로 갈라진다. 전체 가지가 퍼진 너비는 22m 정도이다.
아래쪽 느티나무는 오래 전에 불에 탔음에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3개 큰 가지 가운데 동쪽으로 퍼진 가지는 오래 전에 부러져 말라죽었다.
구멍도 나 있어서 마을사람 쉼터로 이용하기 위한 시멘트 구조물을 설치했다. 주변에는 마을 뒷산에서 마을을 거쳐 흘러내리는 개울이 있다.
‘오가리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령마을’은 약 800년 전에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소가 넘던 고개’라 해서 ‘우령마을’이라고 불렸다고...
‘우령마을’은 뒤로는 박달산이 있는데, 마을을 감싸고 있다. 앞쪽으로는 논밭이 이어져 풍요로운 느낌을 준다.
‘오가리’라는 말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고, 땅이 기름지고, 농사와 인심이 풍부해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불렸다고...
‘오가리’는 본래 연풍군 일의면에 속했으나 1018년(고려 현종 9년)에 장연면으로 바뀌었다.
‘우령마을’ 한 가운데 서 있는 세 그루 느티나무는 그 모습이 마치 정자와 같아 ‘삼괴정(三槐亭)’이라고도 한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하괴목 아래에서 성황제를 지낸다.
사람들은 모두 ‘오가리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10여 분을 달려 마지막 장소인 괴산 추점리 미선나무 자생지(자연유산 제220호)로 향했다.
이 곳 추점리 미선나무 자생지는 지난 1965년 괴산경찰서에서 근무했던 강찬구 순경이 처음 발견했다.
‘추점리 미선나무’ 자생지는 작은 야산 경사면 아래쪽에 있다. 나무울타리를 돌려 보호하고 있다. 보호구역 안에 듬성듬성 무리지어 군락을 이룬 모습을 보여주지만, 촘촘하게 자라는 편은 아니다.
미선나무 자생지 주변은 흙이 적고, 바위와 돌이 많아 척박해 보인다. 보호구역 오른쪽에는 작은 샘이 있다. 아래쪽에는 관람객을 위해 마련한 듯 보도블럭을 깐 좁은 길이 있다.
미선나무는 초봄에 하얀 꽃이 제일 먼저 핀다. 줄기는 다른 나무 가지들과 달리 사각형으로 각이 진 것이 특징이다.
사람들은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추점리 유래비 앞에 모였다. 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 주변 풍경을 지나자 미선나무 자생지가 무질서하게 보였다.
봄에 꽃이 폈을 때 가장 예쁘다는 미선나무. 그러나 꽃 없는 가을의 미선나무는 외롭고, 처량하다는 느낌을 준다. 엉성한 나뭇가지가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그러한 점을 아는지 다시 찾아올 봄의 미선나무를 떠올리며 꽃 이야기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날 사람들은 2시간 여정으로 둘러본 괴산의 유물·유적을 알아보는 자연특별시 ‘괴산 바로알기’역사 문화를 탐방하며,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다음 탐방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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